< 기생수: 더 그레이 >
넷플릭스 기대작 <기생수: 더 그레이>를 감상했다. 총 6부작으로 제작된 이 드라마는 '이와아키 히토시' 작가의 인기 만화 「기생수」를 원작으로 한다. 만화 원작 실사화에 대한 기억이 부정적인 까닭에 기대치가 낮았지만 <기생수>의 경우 만화부터 애니메이션, 영화에 이르기까지 성공적인 결과물을 얻은 까닭에 살짝 기대했다. 문제는 연출과 각본을 담당한 연상호 감독 작품의 경우 굴곡이 심하다는 것인데... 과연 이 부분을 극복할 수 있었는지 <기생수: 더 그레이> 후기로 남겨본다.
🎯 <기생수 더 그레이> 정보
- 공개 : 2024년 4월 5일
- 채널 : 넷플릭스
- 국가 : 한국
- 장르 : SF, 액션, 스릴러, 서스펜스, 괴물
- 등급 : 19세 이상 관람가(청불)
- 총회차 : 6부작
- 연출 : 연상호
- 각본 : 연상호, 류용재
- 출연진 : 전소니, 구교환, 이정현, 권해요, 김인권 外
🎯 <기생수: 더 그레이> 예고편
🎯 <기생수: 더 그레이> 짧은 줄거리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들이 등장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시작되고 이 가운데 기생생물과 공생하게 된 변종 인간 '수인'의 이야기
결말 및 스포일러 주의!
기생수: 더 그레이
넷플릭스 드라마 리뷰 후기
✔ 원작 <기생수> 설정만 가져온
넷플릭스 드라마 <기생수: 더 그레이>는 만화 원작의 기본 설정만 차용한 별개의 작품이다. 한국에 기생 생물이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으로 주인공부터 메인 서사까지 많은 부분을 다르게 구성했다. 주인공이 남자에서 여자로 바뀌었다는 점, 주인공 정수인(전소니) 안에 존재하는 기생 생물 '하이드'가 (원작처럼) 오른쪽 손이 아닌 오른쪽 눈 부분으로 옮겨졌다는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 연상호 감독의 세계관 확장
넷플릭스 드라마 <기생수: 더 그레이>는 기생수의 눈으로 본 인간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인간 정수인이 바라보는 '악'과 '나쁜 X'을 중점적으로 담는다. 따라서 인간과 변종 수인의 대결구도가 중심축을 이룬다. 어릴 적, 수인은 가정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를 경찰에 신고했다. 동네 사람들은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알면서도) 수인을 향해 '그래도 혈육인데...'라며 차가운 시선을 보냈다. 이때를 기점으로 수인은 악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진 이들이 있다는 것과 괴물 같은 인간에 대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연상호 감독은 수인의 과거 사연을 통해 작품의 의도를 드러낸 듯하다. 수인을 통해 공존에서 공생으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가는 한국형 기생수와 확장된 세계관을 확립하려는 시도 말이다. 애초 기생 생물이 인간의 뇌를 지배한다는 원작의 상상력과 공존이라는 철학적인 메시지를 감독 자신의 세계관 안에서 더 넣게 확장 & 풀이하려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조직의 속성과 '변이'
드라마 <기생수: 더 그레이>는 조직의 속성과 '변이'인 수인의 행태에 집중한다. 스스로 생존할 수 없는 기생수들이 인간의 뇌를 먹고 몸을 지배하는 가운데 등장하는 '그레이 팀'. 기생수들을 막아보겠다고 만들어진 조직에도 다양한 인간 유형이 존재한다. 수인이 아버지를 신고했을 당시 출동해 아픈 사연을 알게 된 후 지금까지 돌봐준 형사 '철민(권해효)'과 기생수에게 남편을 잃은 그레이 팀 팀장 준경'(이정현)', 기생수 조직과 내통하는 새진 교회 신도 '강원석(김인권)'의 행동 양상을 살피는 재미가 쏠쏠하다.
뿐만 아니라 기생수에 의해 누나와 동생을 잃고 설상가상 몸담았던 폭력 조직에 쫓기면서도 수인을 돕는 강우(구교환)', 새진 교회 목사의 몸에 들어가 생존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인간 조직의 특성을 파악해 이를 활용하려는 사이비 교회 목사 기생수... 등등 조직 내의 다양성이 읽히는 부분이다. (연상호 감독이 관심을 두고 있는 사회. 종교적인 부분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레이 팀이라는 조직 외에 또 다른 조직이 부딪히고 그 가운데 수인을 비롯해 '변이'된 이들(생각의 변화를 이룬 사람들)이 상황을 이리저리 변화시키는 부분이 이 작품의 감상 포인트라고 하겠다.
✔ 미스캐스팅?
넷플릭스 드라마 <기생수 더 그레이>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그러나 6부작이라는 짧은 회차 때문인지 수인과 기생생물 '하이디'의 케미를 맞추는 시도가 부족했다. 원작 만화의 주인공 신이치와 기생 생물 '오른쪽이'는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공감과 이해가 있었는데... 애초 인간의 몸에 다른 개체가 기생한다는 설정 자체가 흥미롭고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 여기서 비롯됨을 감안한다면 각 개체의 입장과 심리에 대한 섬세한 풀이 & 케미가 있어야 서사에 설득력이 실렸을 텐데... ㅠㅠ
아쉬운 점은 이뿐만 아니다. 미스캐스팅 문제가 불거질 듯하다. 주인공 수인 역을 맡은 전소니 배우는 <기생수 더 그레이>를 통해 넷플릭스에 입성했다고 이목을 집중시켰던 데 반해 늘 같은 톤으로 일관하며 실망을 안겼다. 기생 생물인 '하이디' 역까지 맡아서 1인 2역을 한 셈인데 또렷한 차이점도 없고 임팩트도 없어서 난감하기까지. ㅠㅠ
거기다 기생수를 박멸해야 할 존재로 여기는, 원작의 '야마기시 중령' 역에 해당하는 그레이 팀 팀장 최준경 역의 이정현 배우 역시 마찬가지다. 캐릭터와 안 맞게 들떠있는 느낌이 들어서 등장부터 아차 싶더라니... 기생수에 의해 남편을 잃고 남편 몸에 기생하는 생물을 '사냥개'로 활용하는, 어찌 보면 광기에 사로잡힌 인물이긴 하지만 굳이 목소리 톤과 행동을 과장할 필요가 있을까? 그 이후로도 다른 등장인물과 어우러지지 못한 채 떠있는 모습이 많이 거슬렸다.
또한 연상호 감독의 세계관 확장에 따른 서사가 매우 헐거워서 단편적인 모습으로 비친 부분도 아쉽다. CG 역시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확연히 좋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서 아쉬움이... (특히 기생수들끼리 대결하는 상모돌리기가 연상돼 피식 웃었던 거 나 혼자뿐일까?)
✔ 결말, <기생수 더 그레이> 시즌 2 전망
<스위트홈>, <경성 크리처>에 이은 <기생수: 더 그레이>까지 넷플릭스 크리처물은 주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말 때문에 시즌 2에 대한 기대가 실린다. 강우와 수인이 더 그레이팀 팀원으로 활동하게 될 것임을 보여주는 장면과 '스다 마사키'의 등장은 연상호 감독이 분명 <기생수 더 그레이> 시즌2를 염두에 두었음을 알려준다.
공개 후, 글로벌 흥행 운운하며 각종 매체들이 떠들고 있지만 한국 국내 반응은 글쎄~ 개인적으로도 그렇다. 완성도가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세계관이 매력적이라 차마 버릴 수 없는... 시즌 2가 나온다면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보게 될 듯.
📢 짧은 감상평
캐스팅에 대한 아쉬움, 뭔가 부족했던 임팩트..... 그렇지만 신선한 소재와 매력적인 세계관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