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과 사는 남자 정보 관람평 결말 단종 엄흥도 실화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보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사극을 무척 좋아해서 개봉을 기다렸던 작품인데요. 개봉과 동시에 빠르게 보고 왔지만 후기 자체는 많이 늦어졌습니다. 후기를 미루는 사이에 설 연휴도 지나가고 말았고요. 소재 자체가 가족 단위의 관객들이 보기 좋은 영화라 설 연휴에 많은 관심을 받을 것 같다고 생각을 하긴 했는데 이 정도로 압도적인 흥행을 거둘 줄은 예상 못했네요.

<왕과 사는 남자>는 조선의 6대 임금이었던 단종과 그의 마지막을 지켰던 엄흥도의 이야기를 다룬 사극인데요. <라이터를 켜라>, <리바운드> 등을 연출했던 장항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등이 출연했습니다.
영화는 지난 2월 4일 개봉해 현재 400만 관객을 돌파하고 500만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데요. 장항준 감독은 그동안 본업보다는 예능에서 더 좋은 반응들을 얻었는데 이 작품으로 그동안 다소 아쉬웠던 결과들을 완벽하게 만회하는 데 성공한 모습입니다.

<왕과 사는 남자>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주인공인 단종과 그에게서 왕좌를 찬탈한 숙부 수양대군의 이야기가 워낙 유명해서 관련한 내용들은 많은 분들이 역사책을 통해 배우고 알고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이미 정해진 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작품이지만 의외로 감상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습니다. 결말보다는 단종과 엄흥도, 광천골 마을 사람들이 서로의 삶에 녹아드는 과정 자체가 중요했던 작품입니다.

왕과 사는 남자 정보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계유정난이 일어나 결국 왕좌에서 물러나 유배길에 오르는 이홍위와 그를 유배지에서 맞이하는 광천골 촌장 엄흥도의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엄흥도는 광천골과 달리 먹고 입는 것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이웃 마을의 모습을 보면서 한양에서 내려오는 양반을 자신의 마을로 데려오겠다고 다짐하는데요.

그렇게 청령포를 유배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고생 끝에 한양에서 온 누군가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제 마을 사람들을 배불리 먹일 수 있겠다고 좋아하지만 곧 자신이 맞이한 사람의 정체를 알게 되는데요.
바로 한양에서 떵떵거렸던 양반이 아닌 아직 수염도 채 나지 않은 모습으로 쫓겨난 조선의 임금 이홍위였던 것입니다. 엄흥도는 한명회의 명을 받아 이홍위를 감시하게 되는데요.

처음에는 마을에 복이 아닌 화를 가져온 어린 왕이 탐탁지 않았으나 어린 나이에 모진 풍파를 다 겪고 삶에 대한 의지가 꺾여버린 모습을 지켜보면서 점차 마음이 쓰이기 시작합니다.
엄흥도와 광천골 마을 사람들은 진심으로 이홍위를 돌보기 시작하고 폐위된 어린 왕은 자신을 지켜주는 백성들을 보며 잃어버렸던 의지를 점차 되찾게 되고요.

왕과 사는 남자 관람평
이처럼 <왕과 사는 남자>는 단종이 유배 이후 어떤 삶을 보냈는지에 초점을 다루고 있었는데요. 그동안 단종이 등장하는 작품은 그보다는 수양대군과 계유정난을 주도한 한명회라는 인물이 중심이 되어 이끄는 작품들이 대부분이었죠.
장항준 감독의 영화에는 수양대군은 아예 등장하지도 않고 계유정난이나 사육신과 같은 굵직한 사건들도 초반부에 잠깐 비춰주거나 언급하는 것에 그칩니다.

핵심 사건, 인물들을 과감하게 제외하면서 주인공 단종과 엄흥도의 관계에 대해 절대적인 비중을 두고 극을 전개하는데요.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들이 모두 있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좋았던 부분들이 조금 더 기억에 남는 영화였습니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력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겠는데요. 사극에서 특히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유해진은 실제로 단종의 최후를 지킨 엄흥도라는 인물을 연기했는데 배우의 순수한 역량 만으로 힘든 캐릭터를 관객들에게 납득시킵니다.

처음에는 다소 무리하게 느껴지는 코미디 연출로 캐릭터 자체를 너무 가볍게 설정한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됐는데요. 유해진이라는 배우 자체가 갖고 있는 인간미로 사람 냄새나는 캐릭터로 만드는 데 성공합니다.
여기에 단종을 연기한 박지훈 역시 유해진에 밀리지 않는 단단한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많은 대사 없이 눈빛 만으로 젊은 왕의 상처 난 마음을 대신해 표현하는데 그 눈빛이 정말 좋았습니다.

<약한영웅>에서 이미 상처 많은 주인공의 깊은 눈빛과 내면을 표현했던 박지훈인데요. 그가 영화에서 보여준 연기는 실제 단종이 유배지에서 이런 마음으로 마지막을 보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캐릭터와 완벽한 싱크를 선사했습니다.
한명회 역을 맡아 악역을 소화한 유지태는 남다른 피지컬로 스크린을 지배했는데요. 뒤에서 계유정난을 설계한 책사가 아니라 아예 군을 이끌고 지휘하는 장군 같은 카리스마가 느껴졌습니다.

왕과 사는 남자 결말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앞서 얘기한 대로 역사가 스포인지라 이미 정해진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데요.
워낙 유명한 한국사의 주인공이라 관객들 대부분이 그 결말을 알고 극장으로 향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이 정도로 뜨거운 반응들이 나오는 걸 봐서는 역시나 결말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노루 사냥과 함께 무리수에 가까운 유머 코드로 불안하게 시작했던 초반이 다소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이지만 의외로 중반, 후반부에 확실한 강점들을 갖추고 있어서 마지막까지 몰입해 볼 수 있었는데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결국에는 눈물을 터뜨리게 만드는 데 그만큼 관객들의 깊은 감정을 끌어내는 강한 힘을 갖고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