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4>
설특선영화 범죄도시4 관람평 리뷰 결말 빌런 평점 마동석 박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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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설특선영화로 <범죄도시4>를 방영합니다. 이 작품은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낮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천만 관객 돌파와 키노라이츠 기준 74%로 추천 초록불, 평점 2.9점으로 선방했습니다. 시리즈가 4편까지 가서 이 정도 평가를 받기 힘들다는 점에서 충분히 성공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4번째 <범죄도시>의 매력이 무엇인지 지금부터 함께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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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범죄? 고난에 빠진 아날로그 형사 마석도
<범죄도시4>는 전편의 마약사건에서 3년 후의 시점을 다룹니다. 괴물형사 마석도와 서울 광수대는 배달앱을 이용한 마약 판매 사건을 수사 중입니다. 앱을 통해 마약판매를 하는 조직에 대해 알아보던 중 충격적인 사실을 접하게 되는데요. 수배 중인 앱 개발자가 필리핀에서 사망한 사건이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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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 거점을 두고 납치, 감금, 폭행, 살인 등 온갖 악행을 일삼는 이 조직은 대한민국 온라인 불법 도박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범죄를 반복합니다. 나쁜 놈은 무조건 때려잡는 정의의 마석도이지만, 불 타오르는 마음과 달리 디지털은 본인의 영역이 아니라 어려움을 겪습니다. 아날로그 형사 마석도가 택한 방법은 바로 사이버수사대의 도움을 받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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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이버수사대와의 공조는 기존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함을 보여줍니다. 사이버 범죄의 특징이 국경도 영역도 제한이 없다는 점이잖아요. 마석도 역시 나쁜 놈들 잡는데 국경도 영역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글로벌한 규모의 범죄소탕 작전을 펼칩니다. 여기에 디지털 세계에 익숙하지 않은 마석도의 귀여운 모습이 유머로 재미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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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빌런 김무열
<범죄도시> 시리즈에는 두 가지 트레이드마크가 있는데요. 하나가 괴물형사 마석도의 원펀치 액션이라면, 다른 하나는 등장만으로 분위기를 살벌하게 만드는 빌런 캐릭터가 아닌가 합니다. 이번 시즌 빌런은 특수부대 용병 출신 빌런 백창기로 <악인전>에서 마동석과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김무열이 이 역할을 맡았습니다. 당시에는 김무열이 경찰, 마동석이 조폭을 연기했다는 점에서 상반된 상황이 주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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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창기의 특징은 민첩성이 돋보이는 칼을 활용한 암살기술, 여기에 극중 표현처럼 두려움을 느끼는 세포 자체가 없는 듯한 냉혹함입니다. 선과 악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야누스의 얼굴을 지닌 김무열답게 역대급 빌런 백창기의 잔인함과 냉정함, 여기에 강함까지 다 잘 표현해냅니다. 이런 백창기와 손을 잡고 한국에서 크게 한탕 벌일 계획을 짜는 IT업계 천재 CEO 장동철 역으로는 이동휘가 출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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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 이어 다시 내세운 투 빌런의 효과는 좀 아쉬웠다고 봅니다. 백창기와 장동철 사이의 갈등을 통해 흥미를 주려고 했던 거 같은데 이 부분이 효과적으로 작용했는지 의문입니다. 3편의 주성철처럼 백창기가 문무를 겸비한 빌런으로 등장하는 편이 더 재밌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기서 드라마의 묘미가 좀 떨어져서 그런지 빌런의 활약도는 가장 약하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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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수 없었으면 어쩔 뻔? 활약만점
<범죄도시> 시리즈의 매력 하면 액션에 더해진 빵빵터지는 유머가 주는 완급조절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많은 분들이 기대했던 그 캐릭터, 박지환의 장이수가 예상대로 마석도와 좋은 합을 펼치며 역대급 웃음을 선사합니다. 다시 찾아온 마석도에게 마치 연인처럼 우리 사이에 대해 언급하며 오묘한 관계성을 보여주며 시작부터 폭소를 안기는 장이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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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범죄를 소탕하기 위한 히든카드로 마석도의 선택을 받은 장이수인데요. 이런 특급임무를 부여 받은 만큼 분량이 역대급으로 커지며 주인공 라인에 합류했습니다. 알고 보니 장이수의 꿈이 경찰이었고, 마석도는 이를 이용해 가짜 직위를 부여합니다. 진짜 경찰이 된 줄 아는 장이수가 필리핀에서 펼치는 맹활약이 웃음 포인트로 작용합니다. 경찰봉으로 범죄자 때려잡는 장면이 깨알 웃음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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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석도와 워낙 케미가 좋은 캐릭터라 앞으로 이어질 <범죄도시> 5,6편에서 고민이 클듯 합니다. 장이수가 변칙적으로 쓰기 좋은 캐릭터이긴 하지만, 잦은 활용에서는 오히려 재미가 떨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3편과 비슷하게 유머+투 빌런을 선택했는데 그만큼의 질감을 4편이 뽑아내지 못한 거처럼 변화와 답습의 기로에 선 <범죄도시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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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석도 하면 역시 원펀치
초반 반응이 좋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범죄도시4>가 천만 관객을 돌파한 이유는 역시나 호쾌한 액션에 있다고 봅니다. 복싱에 기반을 둔 파워풀한 액션은 전율을 이끌어 내는 시리즈의 핵심요소이자 마동석이라는 배우가 지닌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을 선사합니다. 이번 작품에서 뽑고 싶은 마석도 액션 하이라이트는 크게 세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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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배달앱을 이용한 마약 판매 조직을 소탕하는 장면입니다. 예고편에서 화제를 모았던 철창을 뜯어내는 장면에서 알 수 있듯 마석도의 강한 파워가 잘 부각되는 포인트 장면입니다. 다음은 화장실에서 펼쳐지는 백창기 조직을 상대로 한 액션입니다. 특수부대 용병 출신답게 하나하나 강한 파워를 지닌 백창기 조직원들을 상대로 필사의 대결을 펼치는 마석도의 의지와 끈기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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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역시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백창기와의 대결입니다. 그간 마석도가 때려눕힌 그 어떤 상대보다 강력한 만큼 역대급 혈투를 펼칩니다. 비행기라는 한정된 공간 안이라 의외로 백창기한테 승산이 있어 보이는 전개가 흥미로웠습니다. 다른 시리즈 때와 비교해 많이 다치긴 했지만, 이번에도 나쁜놈 때려잡는데 성공한 마석도입니다. 올해는 <범죄도시> 시리즈가 나오지 않는 만큼 설특선영화로 그 아쉬움을 달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